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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의 특효약은 공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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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30  11: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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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 사회현상이 만연해있다. 이러한 현상을 ‘햄릿 증후군(Hamlet Syndrome)’이라고도 부른다. 이 증후군은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선택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잘 몰라서 고통스러워하는 심리상태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데에서 1989년에 명명된 말이다. 『햄릿』의 주인공처럼 고민이 많아지면서 결정을 빨리 내리지 못하고 주저주저하며 결정을 미루는 사회현상이다. 심지어 요즘 세대를 ‘결정장애 세대’라고까지 부른다. 원래 선택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중요한 선택일수록 더욱 그렇다.

어제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참여를 앞둔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에서 불참, 조건부 불참, 조건부 참여가 모두 부결되는 결정장애의 현상이 나타났다. 무엇을 해야 할 지 판단하고 결정할 수 없는 집단적 심리상태가 나타난 것이다. 이를 두고 어느 신문은 ‘결정 장애의 끝, 또는 고뇌에 찬 고차원적 결론이라고 기사 제목을 뽑았다. 한때 우리 사회의 진보와 민주주의를 주도해온 민주노총에서 결정장애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진실은 이해관계(Interest)의 차이에 있을 것이다. 공공과 금속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8대 산별노조의 이해관계도 다르고, 집행부의 이해관계도 다르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차이를 조정하는 방식과 절차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 진실은 이해관계의 차이인데, 옳고 그름의 방식으로 각자가 자기 입장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상대를 설득하려고 한다. 다 알고 있는 주장의 반복되는 설전만이 오가는 이유이다. 2005년처럼 파워를 동원하여 아수라장을 만들 수도 있지만 모두가 패자라는 생각으로 그 상황만큼은 피하고 있는 것 같다. 2005년의 아수라장 대의원대회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어 폭력사태를 막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면 의견을 모아내고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끝없는 결정장애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이다.

해법은 없을까? 이러한 이해관계 조정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 공론화이다. 대의원대회라는 간접민주주의 방식에 문제가 생기면 수정된 직접민주주의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전국의 민주노총 조합원들 중에서 통계적으로 대표성 있도록 민주노총 평조합원들을 선발한다. 이를 통하여 평조합원 참여단을 꾸리고 이들 앞에서 각 정파가 설득작업을 하고 표결의 룰도 만들도록하여 평조합원 참여단의 숙의를 거쳐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조직내부의 공론화 방식이다. 기존의 룰을 통한 결정이 어려운 결정 장애는 효과적인 직접 민주주의 방식의 공론화가 특효약이 될 수 있다. 90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대의원대회의 결정이 어려우면 조합원의 직접 민주주의도 가능할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노동계의 산적한 난제를 풀어갈 주역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진정으로 숙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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