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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연세로 갈등…구청·상인 VS 학생·시민단체 극한 대립서대문구 "신촌 상인 67.1% 일반차량 통행 차단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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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14  14: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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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6일 오후 개통된 서울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 모습. 자료사진
2014년 4월 6일 오후 개통된 서울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 모습. 자료사진

서울 서대문구가 신촌 '명물거리' 연세로의 일반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추진하면서 구청과 상인, 대학생·시민단체 간 찬반 공방으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축이 된 '신촌지역 대학생 공동행동'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에 반대 목소리를 낸다.

차량 통행을 원상회복시켜 신촌 상권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과 이에 반대하는 대학생·시민단체가 맞부딪치며 양측간 뜨거운 여론전까지 펼치고 있다.  


서대문구 설문조사 "상인·병원·백화점·교회 해제 찬성 높아"


서대문구는 지난달 대학생 공동행동과 서울환경연합이 각각 내놓은 전용지구 해제를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응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2일 내놨다.

서대문구는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차량 통행 허용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신촌지역 상인의 67.1%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대문구 설문조사 결과. 서대문구 제공
서대문구 설문조사 결과. 서대문구 제공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방문객의 경우 74.9%가 해제에 찬성했고, 세브란스병원 측은 이와 별도로 해제에 찬성한다는 병원 공식입장을 서대문구에 제출했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연세로가 주요 생활권인 연세대학교 구성원들은 반대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생의 71.9%가 전용지구 해제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직원(63.1%)과 교수(57%)도 해제 반대 입장이 더 높았다.

서대문구는 신촌 연세로를 끼고 있는 현대백화점과 창천교회에도 개별적으로 찬반 입장을 의뢰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받아 함께 공개했다.

현대백화점이 종사자 1166명과 방문객 802명을 대상으로 자체조사 한 결과에서는 종사자의 84.6%가 해제에 찬성했다. 방문객은 71.9%가 찬성의견을 냈다.

세브란스병원과 마주하고 있는 창천교회도 교인 및 방문객 372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는 97.3%가 전용지구 해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대문구의 이번 조사는 연세대 구성원들이 포함됐지만 대체로 지역 경제활동과 소비가 많은 신촌 상인과 대형백화점, 대학병원, 교회 및 해당 시설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신촌지역 주민이나 같은 신촌 생활권인 이화여대·서강대 구성원, 신촌을 찾는 일반 시민은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 측은 "신촌 자체가 정주 인구가 많지 않고, 코로나19 이후 상권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연세로 주변 상권 방문객과 상인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촌 대학생·시민, 해제 반대 ↑"…서로 유리한 결과, 갈등만 커져


신촌물총축제. 자료사진
신촌물총축제. 자료사진
지난 25일 오전 연세로 일대에서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들이 서대문구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오전 연세로 일대에서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들이 서대문구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신촌지역 대학생 공동행동은 대학생 설문조사 결과 80%가 차 없는 거리 폐지에 반대했다며 "연세로에 차량 통행이 허용되면 교통체증과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문화중심지라는 연세로의 정체성이 사라질 것"이라며 전용지구 해제에 반대 입장을 냈다. .

시민단체인 서울환경연합도 서울시민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서울시민의 68.5%가 이에 반대하는 답변을 했다며 "서대문구청은 차량통행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보행자 안전 등은 무시한 채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폐지를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차량 통행 허용으로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낙관을 멈추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놓고 서대문구와 신촌 대학생, 시민단체가 제각각 조사한 결과를 찬반 주장 근거로 내세우면서 신촌 연세로를 둘러싼 지역 구성원간 갈등만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세로의 일반차량 통행 제한을 해제하려는 서대문구 측은 "코로나19 이후 상권이 크게 무너지며 상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상권 활성화를 위해 외부 이용자의 유입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전용 지구 해제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주말 '차 없는 거리'를 통한 축제와 문화활동은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일반차량의 교통량을 늘려 상권에도 활력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과 시민단체는 "코로나19로 대한민국 전체 상인들과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근본적인 대안도 없이 차량이 더 많이 늘어야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서울연구원이 2020년 11월 발표한 연구보고서 <'걷는 도시, 서울' 정책효과와 향후 정책방향>에 따르면, 서울의 유일한 대중교통전용지구인 연세로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객 수(일 통행수)는 2011년 2만3283 통행/일에서 2018년 2만5977 통행/일으로 이전보다 11.6%가 늘었다.

같은 기간 2분기 기준 유동인구 변화는 1ha 당 25만9470명에서 27만676명으로 4.3% 증가했다. 보도확장, 차량진출 억제 등 적극적으로 보행환경을 개선한 서울시 '보행환경개선지구' 10곳은 103.7%로 늘어나는 등 보행권이 확장된 곳일수록 유동인구가 증가세가 뚜렷했다.


서울연구원 보고서 "연세로, 대중교통 이용·유동인구·매출 모두 상승"


보행거리 대중교통 이용객 수 지표 효과분석. 서울의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연세로 1곳이다. 서울연구원 2020.11.30 보고서.
보행거리 대중교통 이용객 수 지표 효과분석. 서울의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연세로 1곳이다. 서울연구원 2020.11.30 보고서.

주변 상권 매출액 역시 증가했다. 연세로의 경우 2017년 2분기 기준 40억5693만2천원에서 2018년 44억6404만6천원으로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보고서는 보행자우선도로는 거주민 보행 편의 향상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보행거리 소비행태 사례분석에서는 승용차 이용자가 1인당 소비는 많지만 지역경제 창출 효과는 대중교통 이용자의 기여가 높았다며, 홍대거리 등 대표 보행거리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승용차 이용자는 평균 2만8148월/인을, 대중교통 이용자는 평균 2만3471원/인을 소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총 이용자의 소비금액으로 비교하면 대중교통 이용자의 소비금액이 승용차 이용자에 비해 약 1.5배 많았다.

보행거리 유동인구 지표 효과분석. 서울의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연세로 1곳이다. 서울연구원 2020.11.30 보고서.
보행거리 유동인구 지표 효과분석. 서울의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연세로 1곳이다. 서울연구원 2020.11.30 보고서.

연구원이 2019년 홍대 거리, 이태원 거리, 가로수길을 이용한 만19세 이상 남녀 중 소비지출이 있는 사람(주류 소비자 제외)을 대상으로 소비패턴을 분석한 결과 도착 통행을 1인으로 간주하고 1인당 소비금액을 산출하면 승용차 이용자는 보행거리에서 하루에 총 7300만원의 소비를, 대중교통 이용자는 총 1억 800만원을 소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특히 20대 등 젊은 층의 소비가 많은 홍대 거리나 신촌 연세로에 유의미한 결과가 있다. 전체 연령층 중 20대 미만 대중교통 이용자가 승용차 이용자에 비해 1인당 소비가 많다는 특이한 결과가 나왔다. 승용차 이용자는 평균 1만8636원/인을, 대중교통 이용자는 평균 2만9360원/인을 소비했고, 이들은 주로 방문하는 가게는 음료가게, 음식점, 의류·잡화점 순이었다.


서대문구 "최근 5년 점포 생존률 32.3%"…경쟁상권·코로나 관계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던 2020년 11월 한산한 신촌 연세로 인근 거리.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던 2020년 11월 한산한 신촌 연세로 인근 거리. 연합뉴스

반면, 서대문구는 지난달 5일 신촌 상인 1984명이 "지난 8년간 운영해 왔지만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은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에 대해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연세로 차량 통행 허용 탄원서를 구청에 제출해 상권 회복을 위해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보행공간 축소 없이 대형 행사가 필요하면 공연이나 축제를 위해 시기에 맞춰 교통 통제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는 버스킹이나 소규모 행사는 지금과 같이 신촌플레이버스 앞 스타광장이나 명물길 보행자쉼터(목재 덱), 신촌 파랑고래 앞 창천문화공원, 보도 등에서 계속 개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구 해제 시 도로 정체 우려에 대해서는 서대문구가 신촌지역 통행량을 분석한 결과 과거 지구 지정 이전보다 교통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지구 해제 이유로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와 '서울시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 분석' 자료를 들어 연세로가 위치한 신촌동 상업 점포의 최근 5년 생존율이 32.3%로 서대문구 14개 동 가운데 가장 낮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촌동의 점포 수는 2019년 3715개에서 2021년 3593개로 3.3% 감소했는데 서대문구 14개동 중 감소폭이 2번째로 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수치가 코로나19 펜데믹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친 지난 3년 간의 여파나 젠트리피케이션, 일반차량 통행이 미치는 지역 상권과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처럼 서대문구는 상권 중심, 대학은 학생 이용자 중심, 시민단체는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입장 차이는 더 커질 조짐이다. 서대문구 측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에 대한 전문 연구용역 계획이 없는지 물었으나 "현재로선 진행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여부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연세로는 2014년 주민과 상인, 자치구 등이 참여해 오랜 협의 끝에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다"며 "8년 동안 정착된 만큼 자치구에서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세로 대중교통중심지구 조성 배경에 대해서는 서울시 서울정책아카이브 '대중교통전용지구 :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transit mall) 조성사업'(서울연구원 고준호 연구위원 2015)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지금이 기회…지역 구성원들이 머리 맞대고 풀어야 할 때"


한편에서는 자치구와 지역주민 등이 함께 참여하는 신뢰할만한 여론조사나 연구용역을 통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상권도 중요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공간이 될 때 상권도 자연스레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신촌은 지역 주민과 대학생, 상인, 시민들이 함께 공유하는 서울 젊음의 거리 대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만큼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상권과 문화거리를 어떻게 성장시켜나갈 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며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역의 구성원들이 코로나19 여파로부터 회복과 문화공간으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기회"라고 말했다.

서대문구 측은 오는 7일 이번 설문조사 세부 결과를 비롯해 입장을 표명하고, 이튿날인 8일에는 대학생 공동행동 측과 면담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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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노컷뉴스에서 미디어N을 통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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