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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에 대처하는 자세, ‘조정’은 과연 효과적인가?
(사)한국갈등해결센터 기업노사본부장 김명환  |  kmh@reputela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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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18  16: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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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갈등해결센터 기업노사본부장 김명환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간다. 2021년에는 괴롭힘 발생 사실에 대해 사용자가 불성실하게 조사하는 경우 신고제도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보완 입법이 이뤄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가 조사 결과 괴롭힘으로 판단되지 않아 이의를 제기하거나, 행위자로 지목된 자가 오히려 자신은 피해자라며 신고하는 등 괴롭힘 신고 및 조사 절차를 둘러싸고 많은 다툼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괴롭힘 신고제도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직장 내 괴롭힘을 규율하기 위한 법제화는 행위자 처벌 법규 방안(hard law), 피해근로자 구제와 예방 및 감독체계 중심으로의 운영 방안(soft law) 두 가지 형태로 논의가 되었다(김근주, 2017).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의 제6장 안전과 보건에서 괴롭힘을 금지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괴롭힘의 산업재해 인정기준을 두었으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괴롭힘 예방을 위한 조치기준 마련, 지도 및 지원을 정부의 책무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중층적 입법 배경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는 사업장의 자율적인 예방과 해결을 위해 사용자에게 신고와 조사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괴롭힘 사건에서 피해 상태의 회복, 인격권을 보호하는 근무환경 확립이라는 전제에서 유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문화 등 제도의 개선도 함께 해야 한다는 원칙을 둔 것은 입법 목적에 부합한다. 그렇지만 피해자 중심주의에 따라 당사자 간 해결을 희망하여 제3자가 조정 및 중재를 해 행위의 중단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 방향으로 조정을 통한 해결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 매뉴얼.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2021)’. 당사자가 희망할 경우 괴롭힘에 대한 조정(mediation)을 통한 해결방안은 과연 효과적일까?

 우선 오랜 기간에 걸치거나 명예와 지위의 손상을 가져오는 극심한 괴롭힘의 경우 피해자는 행위자와 상대적으로 대등한 지위에서 충분히 협상할 수 없다. , 권력의 불균형, 방어할 수 없는 능력과 같은 광범위한 괴롭힘은 조정이 부적절하다. 둘째, 조정은 현재와 미래 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행위자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 인정을 요구받지 않기 때문에 괴롭힘 문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조정절차를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조정은 비공개로 진행되어 정보와 조정 내용은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없다. 이러한 기밀성으로 인해 당사자, 조직 전체에 관련된 체계적인 갈등 패턴을 실별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어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행위자가 강력한 권한을 가진 경우 피해자는 낮은 권력 상태에서 보복이나 행위자의 행동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조정에 나서려는 의지가 적을 수 있다(Keashly, Minkowitz, Nowell, 2020).

 이처럼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제3자에 의한 조정은 비판적일 수 있다. 하지만 미묘하거나 낮은 수준의 공격인 괴롭힘 초기 단계, 동동한 권력 관계에서 발생한 괴롭힘 문제에 대해서는 효과적일 수 있다. 즉 행위자가 괴롭힘 피해를 시정할 의무가 있다는 관계회복이 전제되어야만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Roger Williams는 누구라도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시민성(civility)’을 주창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에게 신고하도록 한 본질적 이유는 자율적인 예방과 해결인 만큼 이를 위해서는 직장 내에서의 시민성이 최우선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당사자 간 의사소통 정도와 관계, 분쟁의 명확한 이슈와 예측 가능한 결과물을 고려해 행위자 징계 조치 외에 중재, 조정, 협상, 상담, 알선 등 다양한 해결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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